영동소금구이 논현본점
안녕하세요! 아주매입니다 :)
이 코너는 누구보다 먹는 것에 진심인 제가 평소에 가지고 있던 의문점을 조금이나마 해소해 보고자 만들어졌습니다! 하루 세끼 밖에 먹지 못하는데 한 끼라도 맛없는 걸 먹고 싶지 않아서(먹을 계획 세우는 게 취미인 POWER 'J'입니다) 시간 있을 때 맛집을 서치 해서 저장해 두는 게 취미라면 취미인데요, 찾아볼 때마다 늘 이 평점이 얼마나 진실된지 궁금해지더라고요? 과연 4.5점 이상의 집들은 정말 그 평점을 받을만했는지! 다른 분들의 입맛과 내 입맛이 통하는건지! 하나하나 도장 깨기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순수한 호기심에서 시작한 이 코너! 최대한 공정하게 네이버 지도에 나온 평점과 비교해 보겠습니다 :)
라고 하기엔 첫타자부터 너무 제 최애... 식당이네요...ㅎㅎ
또 간집의 또 간집, 관자살과 차돌박이 그리고 기가 막힌 묵은지를 삼합으로 즐길 수 있는 네이버 지도 평점 4.58의 '영동소금구이 논현본점'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위치 및 외관
영동소금구이는 논현 먹자골목 영동시장에 위치해 있습니다. 논현역과도 가깝고, 버스정류장과도 아주 가깝습니다. 이 동네 고깃집이 그렇듯 주차할 공간은 따로 없습니다. 여기에 맛있는 집이 참 많은데요, 동네라 주로 이 동네에 있는 식당들에 대해서 앞으로도 많이 얘기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내부는 그렇게 넓지 않고 예전 포차 느낌의 둥근 드럼통 식탁이 10개 정도 들어가 있습니다. 저 사진은 10시 넘어 식사를 마치고 나올 때쯤 찍어서 손님들이 좀 빠졌는데요, 보통은 사진 오른쪽의 대기표에서 볼 수 있다시피 대기가 길게 있다고 합니다. (저는 왠지 갈 때마다 10분 이상 기다린 적이 없습니다.) 저는 시끌벅적한 분위기를 싫어하지 않아 괜찮았는데 가끔 일행이 많은 테이블이 있으면 뒤에 앉으신 분과 팔꿈치가 닿을 만큼 테이블 간격이 아주 좁고 환기가 잘 되지 않아 옷에 고기 냄새가 뱁니다. 그 점은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메뉴
메뉴는 다른 어떤 전문점 내지 맛집들이 그러하듯이 아주 간단합니다. 집중과 선택. 메인메뉴 소금구이와 삼합용 관자와 묵은지+곁들임 메뉴 세 가지가 전부입니다. (그마저도 두 가지는 된찌 베리에이션) 그런데 이 메뉴 하나하나가 진짜 거를 타선 하나 없이 너무나 맛있고 서로 잘 어우러진다는 겁니다... 하아...
가격 및 타당성
강남이라는 지역적 특성을 고려하고 주변시세와 비교해 봐도 싼 편은 아닙니다. 근처 고깃집(논O집)에서 호주산 갈빗살 150g에 17,000원 정도 받는 거에 비교해 보면요. 그래도 무려 한우입니다. 우시장에서 직접 공수해 오신대요. 위의 사진에 적힌 여러 부위의 질 좋은 고기가 골고루 섞여서 나옵니다.
본격적인 식사
기본 세팅은 마늘종과 통마늘, 양파가 곱창집에서 많이 보이는 모양의 돌판에 올려지고 겉절이와 맛간장이 나옵니다. 고기는 숯불에 구워먹는거 좋아해서 돌판이라 약간 실망했는데 먹어보니 불조절만 잘하면 맛있게 구워집니다. 저 마늘종 아무 기대가 없었는데 소고기 기름에 쫄깃하게 구워지니까 별미더라고요. 상추 겉절이가 또 엄청 맛있습니다. 식초+맛소금+설탕+참기름의 단순한 조합 같은데 밸런스가 잘 잡혀서 소고기의 진한 맛에 물릴 만~ 하면 겉절이로 입가심해서 계속 들어가게 되는 마성의 조합!
차돌박이부터 구워서 관자와 묵은지와 함께 맛간장에 콕 찍어 야무지게 먹습니다. 관자의 부드러운 식감과 진한 소고기의 기름진 맛에 이어 묵은지의 아삭함과 쨍한 맛이 마무리합니다. 조금 호들갑 떨어보면 한입으로 즐기는 코스요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묵은지가 1년 이상 숙성되었다 해서 아삭함은 기대 안 했는데 배추가 통통하고 질기지 않아 정말 맛있습니다. 잘 묵었는데 시원하고 전혀 쿰쿰하지 않아요. 진짜 여기 묵은지는 인정입니다. 사실 이 집을 처음 가게 된 계기가 자취를 하다 보니 묵은지가 당겨서 네이버 지도에 묵은지로 검색해서 찾은 거거든요. 첨 간 날 묵은지 한 접시에 맥주 두병 까고 시작했습니다. 계산하면서 묵은지 파시나 여쭤봤는데 별도로 판매할 만큼은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ㅠ_ㅠ
차돌박이를 걷어내면 마블링도 이쁘고 쫄깃한 토시살이 보이고 꼬소한 제비추리와 말할 필요가 없는 갈빗살이 보입니다. 하나씩 구워서 삼합으로 즐깁니다. 고기를 두 개 시키고 관자를 하나 시키다 보니 나중에는 관자가 모자랐는데 관자 개수가 약간 애매해서 두 개를 시켰다고 해도 모든 고기를 삼합으로 즐기기는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묵은지는 달라고 하면 더 주십니다.
고기에는 무조건 냉면파라서 처음 간 날은 냉면 없는 게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별 기대 없이 마무리로 볶음밥을 시켰는데 맛있는 묵은지와 질 좋은 차돌로 만든 볶음밥인데 맛이 없을리가요? '오, 사이드도 맛있네, 근데 좀 기름져' 정도의 감흥이었는데 사실 여기는 된장라면이 진짜배기 끝판왕이었습니다. 두 번째 갔을때 일행이 라면 먹고싶다해서 '뭔 라면 한그릇에 6,500원이야' 하고 시켰는데, 라면 좋아하시는분 꼭 시켜 드십쇼, 두번 시켜드십쇼. 꼬들면 좋아한다면 특히! 여기 사장님 쩝쩝 박사 인정. 라면 익힘이 예술입니다. 라면만 여러 번 먹었는데 먹을 때마다 막 나왔을 때 면 익힘이 진짜 예술이라서 라면 나오면 면부터 호다닥 건져서 김치하나 착 얹어서 먹고 찌개는 소주 안주 삼아서 먹습니다. 국물 시원 깔끔하고 건더기도 낭낭해서 성인 둘이면 고기 둘이나 셋에 관자 한두개 시키셔서 위장 공간 좀 남겨두신 후에 매무리로 라면 꼭 시켜드시는 걸 강력하게 추천드립니다.
서비스 및 분위기
분위기는 시장 속 시끌벅적한 전형적인 포차? 분위기고 1인분 포션 사이즈 자체가 크지 않기 때문에 2차로 오시는 분들도 많이 보입니다. 상술했다시피 테이블 간 간격이 넓진 않아서 누가 들으면 큰일 날 얘기를 해야 하시거나 겨울에 두꺼운 롱패딩을 껴입고 가야 한다면 조금 불편하실 수도 있겠으나 그걸 상쇄할만한 맛입니다.
불판에 고기가 눌러붙지 않게 조각으로 나오는 우지를 두르고 약한불에 구워 드시라고 설명 잘 해주시고 왔다갔다 하면서 불 조절도 세심하게 해주시는 편입니다. 엄청 바빠보이시는데 추가로 반찬 요청하면 싫거나 바쁜내색 없이 바로바로 가져다 주십니다.
총평 (네이버 평점4.58과 비교) 4.0 / 5.0
- 맛: 기본적인 고기 품질, 기본찬들의 맛, 곁들임 식사 메뉴 모두 거를 타선이 없다. (5점)
- 가격 타당성: 고기가 100g 기준, 관자가 싱싱하고 맛있지만 묵은지 포함해서라도 12,000원까지 할 양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점이 든다. (3점)
- 서비스 및 분위기: 바쁜 가운데 친밀하진 않지만 친절한 서비스. 필요한 설명은 다 해주심. 소개팅 및 사귄지 얼마 안된 커플 데이트(노포삘 좋아하는 커플 제외) 가능한 분위기는 아니고 테이블 간격이 좁은게 좀 불편. (4점)
그리하여 총점 5점 만점의 4점 정도였던 만족스러웠던 영동소금구이 논현본점 리뷰!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